본문 바로가기
일용직 관련

일용직 노가다 곰방 : 눈물의 일당 21만원

by 모드니:) 2023. 4. 13.
반응형

건설현장에서 근무하시는분들이라면 최소 한번쯤을 들어보셨을법한 곰방을 제가 하고 왔습니다. 일할때는 몰랐는데 집에 와서 샤워하고 나오니 온몸이 부셔질것같은 기분입니다. 사실 오늘 계획에 없던건데 현장에 갑자기 지원자를 뽑아서 시간 상관없이 끝나는대로 퇴근 시켜준다고해서 3명 뽑길래 자진 지원해서 조짐을 당하고 왔습니다. 보통 근무시간은 07:00 ~ 16:00 인데, 3명이서 오늘 점심도 먹지말고 그냥 빨리 끝내서 퇴근하자고 합의를 봐서 점심시간 패스하고 07:00 ~ 13:40까지 작업을 끝내고 바로 퇴근했습니다. 


 
사전에 직원이 저희에게 살짝 아니 심하게 구라를 쳤습니다. 오늘 곰방 할것은 레미탈 40kg짜리 120개정도라고했는데 정확히 약 2배로직접 세어보니 210개였습니다. 곰방을 전문적으로 하시는분들은 힘이 아닌 요령으로 한다고 하지만 애초에 요령도 없던 저희는 힘으로만 하다보니 막판가니까 팔에 힘이 안들어가서 레미탈 하나조차 들기가 버거워질정도였습니다. 
 

3층과 4층. 총 2개층 레미탈

 
여기 구석에 들어가있는 이 엄청난 양의 레미탈을 끝 세대방 안에 갖다 놓는건데 대략 레미탈에서 세대방까지의 거리는 30m정도 나오는거 같았습니다. 문제는 거리도 거리인데 현장이 아직 한창 공사중이라 길이 뭐같아서 너무 불편해서 최악으로 더 힘들었습니다. 그냥 직선거리라면 훨씬 편했을텐데 말이죠. 후
 
아무 작업도 안하고 오늘은 하루종일 이렇게 레미탈만 나르는겁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요령이 아예 없어서 3명 전부 레미탈을 앞으로 안아서 들고 갔는데 100개쯤 날랐을땐 농담 아니고 눈물 고였습니다. 그래서 직원한테 살짝 짜증도 냈습니다. 친해서 농담 하는 사이라 "사람이면 와서 5개 나르고 가세요" 라고 말했습니다.
 

레미탈 곰방

 
레미탈 곰방을 시작한지 극초반일때인데 이때까지만해도 다들 체력이 팔팔해서 호기롭게 오전내로 끝내고 집가자는둥 머리가 꽃밭에서 뒹구는 상상을 했었는데 1시간 좀 지났을까나 이후에 역시 남의 돈벌기는 쉽지 않다며 서로 깍지 끼고 울면서 레미탈 옮겼습니다.
 

레미탈 곰방

 
이게 3층 끝냈을때의 시점입니다. 진짜 느낀거지만 사람 40kg과 레미탈 40kg의 체감은 차원이 다른거 같습니다. 왜그런걸까요? 가루가 압축되서 그런건가? 3층을 끝냈지만 이때 행복감은 제로였으며 4층 올라가서 또 이짓거리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곰방 일당

 

 

잔액보고 동정하지말아주세요. 그냥 입금 받는 계좌일뿐입니다. 혼자 먹고 사는데 나름 여유 있을만큼 있습니다!(강조) 아무튼 그렇게 반쯤 정신 놓고 곰방 작업을 마무리 짓고 일당을 받았습니다. 오늘 곰방 일당은 21만원인데 인력에서 수수료로 10%를 가져가고 나머지 18만 5천원을 입금 받았습니다. 근데 문제는 지금 온몸이 근육통 느낌이라 내일 출근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는겁니다. 내일 쉬게 된다면 이럴바에 평소대로 일당 받으면서 오늘, 내일 출근하는게 더 나았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지금 글을 쓰는 지금도 내일 출근 여부를 갈등 중입니다. 그래도 가야겠죠..? 가는게 맞겠죠..?

 

가끔 인터넷에 곰방하시는분들 짤보면 레미탈 3~4개씩을 등뒤로해서 심지어 계단을 오르던데 촬영용이 아닌 사실이라면 진심으로 존경을 표합니다. 곰방이 일이 일찍 끝난다해도 어쨋든 최소 몇시간을 그렇게 일했다는건데..

 

어떻게 한건가요? 사람인가요..?

 

 

 

반응형

댓글